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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싸줄펌)이강인 중용 관련 고민될 수 있는 부분

2017년 정정용 감독의 청대 소집 당시

창원축구센터에서의 훈련과정과 연습경기들을 지켜볼 기회가 있었음.

 

당시 아시아지역예선 대비한 소집이었고

상대팀들이 텐백으로 나올 가능성이 컸기 때문에

정정용 감독이 준비한 전술 옵션이 몇 가지 있었음.

 

크게 보면 2가지.

 

스윙작업을 하다가 일순간 후방에서 패스 스피드를 올리고

원볼란치(김정민) 또는 센터백(이재익, 김현우) 이 양측면 윙어들에게 롱패스

거기서 정우영, 엄원상 등을 활용한 일대일 돌파.

 

또 한 가지는 풀백의 패스를 시작으로 스트라이커(오세훈), 공격형미드필더(전세진 등)의 연계작업을 통해

침투하는 윙어에게 스루패스를 넣어주고 재빠르게 문전 앞으로 이동해서 크로스를 받아먹는 전술.

 

대학팀들을 상대로 이 전술을 테스트했었고, 꽤 성공적으로 먹혔음.

 

이때 이강인은 스페인에서의 일정으로 인해 며칠 뒤에 합류했고

역시 같이 전술훈련을 소화했는데

 

막상 실전에 돌입하게 되면

이강인은 경기에 가능한 한 많이 관여하려고 했고

그럼으로써 기존 준비했던 전술패턴의 흐름이 깨지거나 전술의 활용빈도가 떨어지는 모습이 나타났음.

물론 큰 틀에서의 전술 목적은 이강인 역시 알고 있었기 때문에

준비한 패턴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개인의 역량으로서 그 목적을 달성해 내는 모습도 보여주긴 했지만

자연스럽게 이강인 중심으로 축구가 만들어 지고

다른 선수들은 준비한 전술패턴에 맞춰야 할 지, 이강인의 플레이에 맞춰야 할 지에 대한 고민이 생겼던 모습.

 

물론 U20 월드컵에서 정정용 감독은 이강인을 중심에 놓는 선택을 했는데

이강인이 합류하지 못했던 U20 월드컵 직전의 연습경기를 보면

정정용 감독이 강한 전방압박과 빠른 공격시도를 목표로 한 다른 전술컨셉 역시 두 번째 트랙으로 준비했단 걸 알 수 있었음.

 

마지막 우크라이나 전,

정정용 감독이 마지막 전술카드로 왼쪽 윙백 이규혁을 교체 투입해서 왼쪽에서의 공격을 강화하려고 했었는데

당시 대회 끝나고 한 인터뷰에서 그 당시 비하인드 스토리를 이야기하길

이강인이 갑자기 왼쪽으로 이동해서 플레이를 하는 바람에 이규혁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었다는 것.

 

발렌시아에서의 모습을 보면,

이강인 역시 때로는 전술 안에서 플레이하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경기들도 있었지만

이강인은 다른 선수들과 비교하면 자신의 아이디어로 게임을 조직해 가는 걸 아직은 선호하는 편으로 보임.

다만 이런 이강인의 특성으로 인해

옮고 그름, 잘 되고 잘 안되고를 떠나서 아무래도 감독의 역할이나 팀이 준비했던 전술이 희석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감독 입장에서는 고민이 생길 수 있지 않을까 싶음.

팀동료들 입장에서도 순간순간 감독의 전술을 따라야 할 지, 이강인의 플레이에 맞춰야 할 지 고민이 될 수밖에 없을 거고

거기서 이강인에게 패스를 잘 안 하는 것처럼 보이는 선수도 보일 수 있고

더러는 이강인을 믿고 더 패스를 해주는 선수도 있을 수 있지 않을까 함.

 

어쨌든 그럼에도 이강인의 재능과 잠재성이 출중하고 계속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감독들도 이강인을 배제하지 않고 좀더 활용라는 방법을 생각하고 실제로 기용하고 하는 것일텐데

 

대표팀의 경우에도

팬들이 만족할 만큼 빌드업 플레이가 잘되고 있진 않지만

벤투 감독이 만들어 가려고 하는 그림이 있을 거고,

그걸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이강인의 중용이 조심스러울 수도 있음.

나중에는 그 그림을 만드는 게 실패에 가까워 질수록, 이강인의 기량이 발전할수록

결국 이강인 중심의 팀이 만들어 질 수도 있을 거고.

 

여담이지만 작년 볼리비아 평가전에서도 흥미로운 현상이 있었는데

4-1-3-2 포메이션을 가동했던 대표팀에서 왼쪽 중앙미드필더로 기용됐던 나상호와 이승우 사이에 차이가 있었음.

나상호는 왼쪽 지역에서 주로 활동하려고 했는데

당시 나상호의 역할은 왼쪽 사이드라인에서의 볼운반,

그리고 투톱이었던 손흥민보다 더 앞으로 나아가서 볼리비아 수비라인을 붙잡아 두거나 전방으로 침투해서 결과적으로 손흥민에 대한 견제를 풀어주는 것이었음.

하지만 이승우가 교체로 들어오면서는 이 전술컨셉이 달라짐.

이승우는 황인범의 활동영역에서 본인이 패스를 받으려고 했고, 직접 볼을 가지고 문전쪽을 향해 밀고 들어갔음.

때로는 오른쪽 중앙미드필더 권창훈의 지역으로 넘어가기도 했는데

무엇보다 달라진 건 손흥민을 프리하게 만들어 주는 게 목표였던 나상호와 달리

이승우는 손흥민에게 공간을 만들어 주고 패스를 연결하기 보다 손흥민을 2대1 패스플레이에 이용하면서 본인이 직접 뭔가를 만들어 내려고 하는 성향을 보여줬다는 것.

그렇다고 이승우가 잘못됐고 할 순 없고 선수의 스타일을 제각각이기 때문에 이건 일장일단이 있는 문제. 

암튼 당시에는 전체적인 전술 틀을 따랐다고 보여지진 않았는데

이럴 경우 이승우는 자신이 확실히 어필하고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을 짊어져야 하고, 해낼 수 있었어야 감독 입장에서 중용을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았을까 싶음.

 

발렌시아에서의 이강인 역시

이전 발렌시아의 발빠른 역습축구 컨셉에 어울리는 선수는 아니었고

현재의 경우 롱패스 방향전환을 많이 시도하는 팀 컨셉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센터백이나 수비형미드필더들이 앞에서 외면 당하는 모습들이 많이 나타났었음.

전에도 이강인 관련 장문의 글을 하나 올렸지만 어쨌든 이강인은 아직 체력의 제한에서 오는 좁은 활동폭, 본인의 아이디어를 자주 풀어내려는 성향 때문에

스스로 임팩트를 만들어 내야 하는 입장이라고 할 수도 있음.

어쨌든 지금 다행히 발렌시아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점점 어필해 가는 모양새기도 하고.

 

다시 대표팀 얘기로 돌아와 보면

카타르 전에서도 나타났지만 아직 이강인이 전방 수비상황에서 상대 돌파에 쉽게 열리는 모습들도 나타나는데

벤투가 그런 부분에서의 발전을 더 기다리는 걸 수도 있고

대부분 동의하겠지만 이강인이 현재로서는 체력적으로도 성장할 여지가 있기 때문에 굳이 무리시키지 않는 걸 수도 있음.

 

분명한 건 조지아 전이나 스리랑카 전처럼 실험성이 강하거나 중요성이 떨어졌던 경기에만 출전시켰던 것과 비교해

이번 소집은 의미가 있는 게 멕시코, 카타르 전 연달아 이강인을 투입했다는 건데

앞으로 이강인과 팀전술 스타일의 갭을 줄여나가는 노력을 계속 하지 않을까 싶음.

체력만 어느정도 올라온다고 하면 이강인을 굳이 활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을만큼 이강인의 재능은 독보적이기 때문에.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어쨌든 이강인은 점점 한국 대표팀의 중심으로 들어오지 않을까 싶음.

 

한편으로는 바르셀로나의 이니에스타와 맨시티의 다비드 실바가 각자 자신을 더 드러낼 수 있는 기량의 선수들이었음에도

그걸 자제하고 자신의 역할, 자신의 영역에서 퀄리티를 보여주며 팀의 전술컨셉을 충실히 따르려고 했다는 것도 상기해 볼 수 있을 거 같음.

이강인이 자신 중심의 플레이를 하는 듯 보이는 대목도 있지만 자신이 돋보이려는 목적이 아니라 팀에 더 기여하려는 이타성에서 나오는 패기라 생각하기 때문에,

그리고 대다수 수비에 소홀한 플레이메이커들과 달리 팀디펜스에서도 자신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하려는 선수기 때문에

점점 정제된 플레이메이커로 진화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생각하는데

이강인의 중용은 아직은 조금 시간을 두고 지켜봐도 되지 않을까 생각.

 

 

울분들 생각은 어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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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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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Motoresdemivida 2020.11.21. 11:16
흥미로운 글이긴 하네요
저러한 관점에서 그라시아감독이 이강인을 선발출전에서 몇번 제외 했다고 하기에는
이강인 없이 전술에 맞춰서 한경기라도 이겼어야 맞는건 사실이겠죠
지금 강인이가 들어온 경기에서 눈에띄게 변화된 패스줄기나 팀 모습을 보면 마지막줄과는 별개로
중용에 시간을 두고 지켜보자 보다는 더욱 중용해서 전술에 맞춰갈수 있는 경험을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대와는 다르게 우리팀에는 지금 강인이를 쓰지 않을 이유는 위와 좀 맞지 않는듯 합니다.
글에 예시된대로 이니에스타와 다비드 실바의 경우처럼 퀄리티 보여주며 전술컨셉 따라가는 것,
그러기 위해 필요한 것이 꾸준한 기용이 아닌가 싶습니다.
댓글
Lee켈메 2020.11.21. 12:55
Motoresdemivida
발렌시아의 올시즌은 강인이,무사가 계속 뛰면서 포텐터지기를 기대해야죠 승점에 목숨걸때가 아니니.. 더 성장해서 다음시즌을 노려봐야 할듯요 재계약할지 안할지는 모르겠지만요 ㅠ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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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 막-강라인종신 2020.11.21. 14:33
강인이가 워낙 가진 재능이 많아서 전술적인 부분은 경기를 뛰다보면 개선될 거 같아요! 흥미로운 글 잘 읽었습니다 ㅎ
댓글
3등 malmar 2020.11.21. 20:09
''한편으로는 바르셀로나의 이니에스타와 맨시티의 다비드 실바가 각자 자신을 더 드러낼 수 있는 기량의 선수들이었음에도 그걸 자제하고 자신의 역할, 자신의 영역에서 퀄리티를 보여주며 팀의 전술컨셉을 충실히 따르려고 했다는 것도 상기해 볼 수 있을 거 같음.''

이 부분이 정말 와닿아요. 분명 강인이 포지션에서 엄청난 재능 가진 선수들 많았는데, 그 선수들 중에 롱런하는 친구들보면 하나같이 팀에 자기를 맞출 수 있는 선수들이었음. 잘하지만 팀에 녹아드는 능력 없으면 쿠티뉴 되는거고ㅠ

그래도 강인이가 잘하는건 확실하고, 강인이보다 훨씬 이기적이고 개인성향 짙었던 아델 타랍이나 찰하노글루도 나이먹고나서 둥글둥글해지는거 보면 큰 걱정은 안됨.
댓글
title: #LIMGOHOME파란 2020.11.22. 09:44
하메스나 ㅇㅅㅋ처럼 본인이 원하는 롤에서 뛰느냐, 아님 이니에스타나 실바처럼 전술적으로 적응해서 다른포지션에서 뛰느냐. 이건 모든 메디아푼타들이 가지고 있는 딜레마라고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실바나 이니에스타처럼 팀에서 원하는 롤을 수행하게끔 발전하는게 최고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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