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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발렌시아 유니폼 수집 이야기] 시즌마다 새로운 유니폼을 살 수 있는 어른이 되었다

  • 휴이 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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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

제가 레플을 모으기 시작하고 총 정리 글을 한 번 올려야지 생각만 하다가 드디어 '브런치'를 통해 업로드를 하게 되었네요. 발렌시아 레플리카에 대한 이야기니까 아문트 분들과도 함께 추억을 나누고 싶어서 글을 업로드 합니다. 2004-2005 시즌부터 2021-2022 시즌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내용이 좀 깁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재밌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또한 제 주관적인 생각이 담긴 글이기도 해서 혹시나 이 글이 아문트에서 논란이 되거나 분쟁의 소지가 있으면 즉시 글을 내리도록 하겠습니다.

(원본 : https://brunch.co.kr/@jhmk21/94)

 

"시즌마다 새로운 유니폼을 살 수 있는 어른이 되었다"

 

Ⅰ. 축구대회에서 한 경기도 뛰지 못해 자장면을 먹으면서 울었던 아이

 

 초등학교 시절, "장래희망을 쓰시오"라는 질문에는 항상 "축구선수"라는 네 글자를 채워 넣곤 했다. 동네에 하나쯤 있던 축구화를 신고 자전거를 타던 아이가 바로 나였다. 

 하지만 초등학교 대표로 축구대회에 나가, 한 경기도 뛰지 못하고 우리 팀의 예선 탈락을 눈으로 바라보기만 해야 했을 때, 그리고 감독님이 고생했다며 데리고 간 중국집에서 분한 마음에 울면서 자장면을 삼켰을 때, 나는 축구선수가 되지 못할 거라는 걸 받아들일 준비를 시작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중고등학교를 거치며 학교 축구 대표로 경기를 뛰기는 했지만, 그땐 이미 축구를 업으로 삼을 만큼의 재능이 내게 없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상태였다. 대신 중학교 때부터 해외축구의 재미에 빠지게 되면서 축구선수가 아닌 축구 덕후의 삶을 살기 시작했다.

 

 내가 해외축구에 깊게 빠지게 된 시기는 박지성 선수가 아인트호번 소속으로 챔피언스리그에서 맹활약을 하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라는 세계적인 축구팀으로 이적하게 되었던 2005년 즈음이었다. 긴 머리를 찰랑이며 엄청난 속도로 드리블을 하던 한 선수에게 매료되었을 때 나는 약 17년간 한 팀을 맹목적으로 좋아하게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었다.

 

  긴 머리, 잘생긴 외모, 빠른 주력, 화려한 기술, 강하고 정교한 슈팅력. 모든 것을 갖춘 선수는 스페인 발렌시아 소속의 '파블로 아이마르'였다. 내가 되고 싶었던 축구선수 모습을 그대로 그라운드로 옮겨놓은 게 아이마르였다. 게다가 국내에서도 너무 유명한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가 아닌 발렌시아에서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다는 것도 마니아 틱한 것을 좋아하는 내 성향과도 잘 맞아떨어졌다.

 

  하지만 내가 본격적으로 발렌시아 경기를 찾아본 것은 2006년부터인데, 아이러니하게도 아이마르는 2006년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레알 사라고사로 떠나게 되었다.

 발렌시아 경기를 봐야 하는 이유였던 선수가 다른 팀으로 떠났음에도, 2006/2007 시즌을 발렌시아의 인생 시즌이라고 여기며 재밌게 봤던 데에는 이유가 있다. 아직까지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축구선수로 남아 있는 '다비드 비야' 때문이다.

 

(좌) 파블로 아이마르 / (우) 다비드 비야

 

 비야는 아이마르와 매우 비슷한 유형의 선수였지만, 조금 더 골을 넣는 것에 특화되어있었던 선수였다. 주발인 오른발은 물론 왼발, 헤더까지 완벽하게 구사했고 어떤 자세에서든 골을 넣는 완벽한 스트라이커였다. 페널티킥은 실축하는 걸 한 두 번 본 게 전부일 정도로 정교했고, 프리킥 상황에서도 심심치 않게 골을 뽑아내곤 했다. 

 

 내게 있어서 비야는 축구선수가 아니라 우상이었다. 그리고 비야가 입고 뛰었던 2006/2007 시즌의 발렌시아 홈 유니폼은 내 생의 첫 축구 유니폼이 되었다. 그때부터 매 시즌마다 발렌시아의 유니폼을 사는 게 내 꿈이 되었다. 하지만 한 벌에 10만 원은 족히 넘어가는 옷을 학생 신분으로 구매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게다가 나는 내 우상의 유니폼을 중고로 판매하게 되면서 최근까지 유니폼 수집에 대한 꿈을 애써 외면하며 살게 되었다. 배고픈 대학생 시절 용돈에 보태 쓰려고 소중했던 유니폼을 판매한 게 스스로에게 꽤나 슬프게 다가왔었던 것 같다. 유니폼을 택배로 포장해서 보내면서 나는 이렇게 다짐했었다.

 

 "내가 취직하고 여유로워지면, 시즌마다 새로운 유니폼을 살 거야!" 

 

 Ⅱ.  시즌마다 새로운 유니폼을 살 수 있게 되어 행복한 어른

 

 2008년에 유니폼을 그렇게 떠나보내고 다시 발렌시아 유니폼을 구하게 된 것은 2017년의 일이었다. 첫 직장 퇴사와 함께 스페인으로 여행을 떠났기 때문이다. 발렌시아의 홈구장에서 다비드 비야의 유니폼을 입는 것은 내 로망이었기에 다시 한번 비야의 유니폼과 마주할 수 있었다.

 

 발렌시아 유니폼을 제대로 모으기 시작한 것은 2021년 여름부터였다. 6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은 셈이다. 다시 말하면, 내 삶에서 처음으로 여유를 느껴보게 된 게 반년이 채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계기는 그리 거창하지 않았다.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래로 가장 많은 월급을 수령하고 있고 성과급의 짜릿함도 처음 느껴봐서 그동안 고생한 나에게 의미 있는 선물을 해주고 싶었다. 그리고 이 글을 통해, 어렵게 수집한 24벌의 유니폼을 소개하려고 한다.(소개는 시즌 순서대로)

 

① 2004-2005 Valencia Away #21 Pablo Aimar        

 

 아이마르와 나의 연결고리는 숫자 21에 있다. 내가 축구를 시작하고 처음 받았던 유니폼의 등번호가 21번이었기 때문이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겠으나 내가 좋아한 선수들 대부분이 21번 등번호를 달고 뛰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2004-2005 시즌 발렌시아는 리그에서 7위를 기록했다. 일본을 싫어하지만 개인적으로 발렌시아 유니폼에 가장 잘 어울렸던 스폰서는 일본 기업인 'TOYOTA'였다는 점은 발렌시아의 클래식 팬들은 모두가 동의하고 있다. 

 발렌시아를 상징하는 오렌지 빛 유니폼이 인상적이고 글자와 등번호 폰트가 입체적이라 디자인적으로 참 잘 만들어진 유니폼이라고 생각한다.

 

② 2005-2006 Valencia Home #7 David Villa

 

 대학생 때 눈물을 머금고 보냈던 다비드 비야의 유니폼은 2006-2007 시즌이었지만, 새롭게 구한 유니폼은  다비드 비야의 발렌시아 데뷔 시즌인 2005-2006이었다. 발렌시아에서 선수생활을 시작한 첫 시즌 유니폼을 소장하는 게 더 의미 있을 것 같아서 내린 결정이었다.

 이 유니폼을 입고 스페인 여행을 갔고 발렌시아의 홈구장인 메스타야에서 직관도 했으니 정말 성공한 축덕이라고 생각한다. 2005-2006 시즌은 발렌시아가 리그 3위를 기록했다.

 

 ③ 2006-2007 Valencia Home #4 Roberto Ayala & Away #8 Ruben Baraja

 

 내가 본격적으로 발렌시아에 깊이 빠지게 된 의미 있는 2006-2007 시즌은 홈과 어웨이 유니폼 모두를 소장했다. 2000대 초반 발렌시아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두 레전드 '로베트로 아얄라'와 '루벤 바라하'가 마킹의 주인공이 되었다.

 특히, 아얄라는 발렌시아에서 마지막 시즌이었기 때문에 더 소장가치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 해당 시즌 리그에서는 세비야에 밀려 4위를 기록했지만, 챔피언스리그에서 조별리그 1위, 인테르와의 16강전에서 승리를 하며 8강 진출까지 성공하면서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2006-2007 시즌을 생각하면 챔피언스리그 16강 인테르전에서 터진 다비드 비야의 프리킥 골과 8강 첼시전에서 터진 다비드 실바의 중거리슛이 아직도 또렷이 기억난다.

 

④ 2007-2008 Valencia Away #21 David Silva

 

 2007-2008 시즌은 발렌시아 팬들에게는 아프고 또 아픈 시즌으로 남아있다. 최근 바르셀로나를 말아먹고 경질된 '로날드 쿠만' 감독이 팀 개편이라는 핑계로 선수단을 마음대로 휘둘렀기 때문이다.

 팀 내 최고참 선수이자 정신적 지주인 '산티아고 카리자레스'와 '다비드 알벨다'를 선발 명단에서 제외하는 것도 모자라 2군도 아닌 유스팀 소속으로 강등시켜버렸다. 또한, 공격수 '아리즈 멘디'를 풀백으로 윙어 '호아킨 산체스'를 스트라이커로 기용하는 등 상상치 못한 전술로 챔스권에 머무르던 팀 성적을 단숨에 중위권으로 떨어지게 만들었다.

 정말 아이러니 한 건, 로날드 쿠만 체제에서 리그컵인 '코파 델 레이'에서 우승을 했다는 점이다. 물론 쿠만의 지도력이 좋아서가 아닌 그 시절 기량이 만개하던 '다비드 비야', '다비드 실바'는 물론 '후안 마타'라는 신성까지 등장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2007-2008 시즌만 생각하면 발렌시아의 주장 '다비드 알벨다'가 눈물을 흘리며 기자회견을 가졌던 것과 시즌 종료 직후 은퇴를 선언해버린 레전드 골키퍼 '산티아고 카리자레스'의 모습이 떠올라 지금도 분노가 차오른다.

 

⑤ 2008-2009 Valencia Away #6 David Albelda

 

 2000년대 초반 리그 우승과 2년 연속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차지했을 때, 발렌시아의 중원은 정말 강력했고 밸런스가 완벽했다. '루벤 바라하'의 패싱 능력과 중거리슛 능력 그리고 '다비드 알벨다'의 수비력과 활동량은 팀의 중추적인 엔진이 되었다. 그중 알벨다는 팀의 주장으로서 그라운드 안팎에서 선수들의 정신적 지주가 되어주었다. 그의 별명이 '보안관'이었던 것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2008-2009 시즌은 '로날드 쿠만'이 망쳐놓은 발렌시아를 리빌딩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였다. '우나이 에메리'는 그 역할을 완벽하게 해냈다. 완전히 박살난 팀을 이끌고 리그 6위를 달성, 유로파리그에 진출시켰다.

 

⑥ 2009-2010 Valencia Home #17 Joaquin Sanchez

 

 '좌센테 우아킨', '그아호:그래도 아직은 호아킨'이라는 축구팬들 사이에서 유행하던 말이 있었다. 2002년 월드컵 때, 스페인과의 8강전에서 승부차기를 실축했던 그 선수로 우리나라 사람들의 행복한 추억에 자리하고 있는 선수. 바로 호아킨이다.

 호아킨은 발렌시아 축구에 정말 잘 어울리는 선수였다. 전통적으로 윙을 활용한 플레이에 능했던 발렌시아였기에 직선적인 움직임이 장점이었던 호아킨은 팀의 궁합과 잘 맞는 선수였다. 한 때는 '다비드 비야'와의 불화설 루머도 돌았고, '로날드 쿠만' 감독에게는 조롱까지 들어가며 힘든 시기를 보내기도 했다. 그럼에도 발렌시아 팬들에게는 시원시원한 드리블로 오른쪽을 지배하던 크랙으로 남아있다. 2009-2010 시즌 발렌시아는 완전히 부활하며 3위로 리그를 마치게 되고 챔피언스리그에 복귀하게 된다.

 

⑦ 2010-2011 Valencia Home #9 Roberto Soldado

 

 군대에 가게 되면서 발렌시아 팬이 된 이후, 처음으로 발렌시아 경기를 챙겨보지 못한 해가 되었다. 입대도 너무 짜증 났지만, '다비드 비야', '다비드 실바'가 각각 '바르셀로나'와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하게 되었다. 게다가 '루벤 바라하'는 은퇴를 결정했다.

 사회에 있었더라도 과연 내가 발렌시아 경기를 잘 챙겨봤을 거라는 확신이 들진 않지만, 그나마 발렌시아에 대한 애정이 남았던 것은 '로베르토 솔다도' 덕분이었다. 떠난 비야를 대신해 발렌시아의 스트라이커 계보를 이어주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2010-2011 시즌에 비야와 솔다도는 리그에서 똑같이 18골을 기록했다.

 솔다도의 활약 덕분에 발렌시아는 2년 연속 3위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고 챔피언스리그에도 진출할 수 있었다. 아마 이때부터 인간계 최강은 발렌시아라는 이야기가 나왔던 걸로 기억한다.

 

⑧ 2010 남아공 월드컵 스페인 #7 David Villa

 

 2010 남아공 월드컵은 군대에 있어서 제대로 보지는 못했지만 발렌시아 선수들의 활약으로 기분이 좋았던 월드컵으로 기억이 된다. '다비드 비야', '후안 마타', '다비드 실바', '카를로스 마르체나'가 월드컵 무대를 빛냈다. 특히, 비야는 5골을 기록해 '뮐러', '포를란' 등과 함께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선수가 되었다.

 나는 비야가 2골을 넣었던 온두라스 전의 유니폼 수집에 성공했다. 발렌시아 소속으로 뛰었던 마지막 월드컵 무대를 기억할 수 있어서 의미 있는 유니폼이다. 

 

⑨ 2011-2012 Valencia Away #16 Sergio Canales

 

 드디어 전역을 했다. 약 2년간 발렌시아 경기를 제대로 못 챙겨봤는데 선수단이 너무 많이 바뀌어 있어서 적잖이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비센테 로드리게스', '호아킨 산체스', '후안 마타'도 어느새 팀을 떠나고 없었다. 거의 새로운 팀을 응원하는 기분이 들었다.

 그중에 가장 눈에 들어왔던 선수가 '세르히오 카날레스'였다. 축구선수를 꿈꾸며 열심히 운동을 할 때도 왼발을 사용하는 친구들에 대한 일종의 선망 같은 게 있었다. 왼발을 오른발처럼 능숙하게 사용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그럼에도 왼발을 잘 쓰기 위해 부단히 노력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의 노력 덕분에 지금은 왼발, 오른발을 골고루 잘 쓸 수 있게 되었으니 헛된 시간을 보낸 건 아니었다.

 왼발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바로 '카날레스'가 왼발을 정말 잘 쓰는 선수였기 때문이다. 나이도 어려 장래가 더욱 기대되는 선수였다. 하지만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축구선수에게 치명적인 부상이 발생했고 6개월간 재활을 하게 된다. 겨우겨우 복귀한 카날레스는 자신의 기량을 보여줄 틈도 없이 5경기 만에 다시 십자인대 부상을 당하고 6개월을 추가로 재활을 하게 된다.

 그렇게 임대 기간 전체를 부상으로 보냈지만, 발렌시아는 카날레스의 잠재력에 투자하며 완전 이적으로 영입하게 된다. 결론적으로 투자는 실패로 끝이 나게 된다. 2011-2012 시즌 발렌시아는 솔다도의 17골을 앞세워 다시 한번 리그 3위를 차지한다.

 

⑩ 2012-2013 Valencia Away #9 Roberto Soldado

 

 2012-2013 시즌은 '로베르토 솔다도'가 리그에서 24골을 기록하면서 커리어 하이를 기록한 시즌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발렌시아가 리그 5위를 기록해 오랜만에 유로파리그로 떨어지게 된 시즌이기도 하다. 재정난에 대한 이야기로 구단 분위기도 안 좋아지기 시작했다. 발렌시아의 암흑기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솔다도는 시즌 종료 후, 현재 손흥민의 소속팀인 '토트넘 핫스퍼'로 떠나게 되어 발렌시아에서 뛴 마지막 시즌이 되었다.

 

⑪ 2013-2014 Valencia #10 Ever Banega

 

 '에베르 바네가'는 2008년부터 발렌시아에 합류했다. 천재적인 재능으로 많은 기대를 받았지만 사생활 논란과 주유소에서 기름 넣다가 차가 발등 위로 굴러가 부상을 당하는 등의 불운도 겹치면서 팀에서 중용받지는 못했었다.

 하지만 '로베르토 솔다도', '조나스 올리베이라' 투톱 아래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기 시작하면서 그의 공격적인 재능이 빛을 보기 시작했다. 나는 축구선수의 천재적인 면을 보게 되면 그 선수에게 매료되어 버리는 것 같다. '바네가'는 꾸준함은 부족했지만 축구선수가 경기장에서 보여주는 임팩트에서 만큼은 내게 큰 감동을 주었던 선수였다. 라이벌인 세비야에 가서도 축구도사의 모습을 보여줘서 얄미웠던 기억이 난다. 발렌시아는 2013-2014 시즌 8위로 마쳐 유럽 대항전에 나가지 못했다.

 

⑫ 2014-2015 Valencia Home #5 Shkodran Mustapi

 

 2014-2015 시즌 발렌시아는 싱가포르 사업가인 '피터 림'의 '메리튼'에 의해 인수된다. 길고 길었던 재정난이 끝날 거라는 기대로 팬들은 밤잠을 설쳤다. 발렌시아는 '누누 이스피리투 산투'를 감독으로 선임하면서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누누의 발렌시아는 강했다. 특히 '오타멘디'와 '무스타피'는 라리가의 내로라하는 공격수들을 무력화시키고 세트피스 상황에서 공격에 가담해 심심치 않게 골을 뽑아냈다. 탑 스코어러가 없는 상황에서도 리그 4위를 기록하며 챔피언스리그에 복귀한 것은 이들의 공이 컸다. 무스타피의 공중볼 장악 능력은 리그 탑급이었다. 2014-2015 시즌만큼은 세계 5대 리그에서도 손에 꼽힐 수 있는 수비수였다고 생각한다.

 

 ⑬ 2015-2016 Valencia Home #21 Andre Gomez & Thrid #22 Santi Mina

 

 드디어 발렌시아에도 '슈가 대디'가 생겼다며 좋아했던 2014-2015 시즌이 끝나고 새로운 시즌이 시작되었다. 아무리 오타멘디가 '맨체스터 시티'로 떠났다고 해도 수비가 1년 만에 이렇게 붕괴될 거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다.

 누누 감독은 리그가 시작되고 4개월 여를 넘기지 못하고 사임했고, 후임으로 온 감독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레전드 '게리 네빌'이었다. 경력도 없는 사람을 감독으로 앉혀 놓으니 팀이 잘 돌아갈까. 네빌은 발렌시아에게 바르셀로나전 7:0 패배라는 엄청난 치욕을 안겨주고 경질되었다. 동일 시즌 세 번째 감독이 된 '파코 아예스테란'은 결국 12위라는 성적으로 리그를 마감하게 된다.

 

 ⑭ 2016-2017 Valencia Home #14 Jose Gaya & Away #9 Munir El Haddadi

 

 드디어 발렌시아의 충신 '호세 가야'가 빛을 발하게 된다. 발렌시아는 전통적으로 왼쪽에서 좋은 선수가 많이 배출되었다. 특히 풀백에서는 끊임없이 재능이 등장하고 있다. '조르디 알바', '제레미 마티유', '후안 베르낫'에 이어 '가야'가 계보를 이어가고 있다. 가야는 지금 현재 발렌시아의 주장이 되었음은 물론 국가대표로 호출받고 있어 근본 그 자체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2016-2017 시즌은 내가 라리가 직관을 한 역사적인 시즌이기도 하다. 스페인에서 발렌시아 경기를 세 경기 봤는데, 암흑기에 갔던 터라 1무 2패라는 허무한 결과를 눈으로 확인하고 왔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팀의 경기를 가까이서 볼 수 있었던 경험만으로도 감사했던 기억으로 남아있다.

 발렌시아는 2016-2017 시즌 또한 시즌 도중 두 번의 감독 교체를 감행했으며, 마지막에는 단장인 '보로'를 감독대행으로 임명해 겨우 12위로 시즌을 마치는 시나리오를 쓰게 되었다.

 

 ⑮ 2017-2018 Valencia Home #10 Dani Parejo

 

 드디어 발렌시아는 리그 도중 감독 교체 없이 시즌을 마치게 되었다. 게다가 리그 4위로 챔피언스리그에 복귀도 하게 되었다. 새로 선임된 '마리셀리노' 감독의 리더십 덕분이었다. 마르셀리노는 엄격한 4-4-2 전술을 가지고 나와 수비를 견고히 하고 역습을 통한 득점을 노렸다. 

 마르셀리노 1년 차의 발렌시아는 수비도 되고 공격도 되는 팀으로 거듭났다. 특히, 오랜만에 탑 스코어러로 '로드리고 모레노'가 활약하면서 17골을 기록해주었고, '곤살로 게데스'는 9개의 도움을 기록하며 발렌시아의 새로운 크랙으로 등장했다.

 하지만 마르셀리노의 축구가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요소로 나는 주장 '다니 파레호'의 존재를 들고 싶다. 미드필드에서 완급을 조절하며 적재적소로 패스를 뿌려주던 파레호가 없었다면, 발렌시아는 또 한 번 중위권 성적에 머물렀을 것이다. 2017-2018 시즌 파레호는 축구도사 그 자체였다.

 

 ⑯ 2018-2019 Valencia Home #10 Dani Parejo & Away #34 Kang In

 

 2018-2019 시즌은 발렌시아 팬들에게 잊을 수 없는 시즌일 것이다. 10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렸기 때문이다. '코파 델 레이' 결승전에서 '바르셀로나'를 2:1로 꺾으면서 우승을 차지했을 때, 너무 좋아서 소리를 질렀던 기억이 난다. 우승이 더욱 값졌던 이유는 발렌시아 구단 창단 100주년이 되던 해였기 때문이다. 유니폼도 '100주년 골드 에디션 코파 델 레이 버전'으로 구매했다.

 또한 2018-2019 시즌은 이강인 선수의 활약이 시작된 시즌이기도 하다. 특히, 코파 델 레이에서 팀을 다음 라운드로 진출시키는 결정적인 플레이는 감동에 가까웠다.

 

 정말 오랜만에 들어 올린 우승 트로피였기에 기념 티셔츠도 구매를 했다. 2018-2019 시즌 선수들의 이름이 나열되어 있는데, 이강인 선수의 이름 도 기록되어 있어 뿌듯하고 자랑스럽다.

 

⑰ 2019-2020 Valencia Home #16 KangIn

 

 2019-2020 시즌은 아쉬운 시즌으로 기억된다. 마르셀리노 감독의 축구가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다. 단순한 패턴을 대비하고 나온 상대팀들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하기 일수였고, 구단주와의 불화도 거세졌다. 결국 피터 림 구단주는 마르셀리노를 경질하고 '알베르토 셀라데스'를 감독으로 선임한다.

 하지만 셀라데스도 라리가 팀을 제대로 맡아서 운영해본 경력이 없는 감독이었기에 발렌시아는 9위라는 아쉬운 성적으로 리그를 마감하게 된다. 

  축구가 정말 재미있다고 생각되는 건, 챔피언스리그에서는 또 좋은 성적을 거뒀다는 것이다. 첼시, 아약스, 릴과 한 조로 편성된 발렌시아는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코로나 19 이슈가 아니었다면 아탈란타와 조금 더 대등하게 싸웠고 8강 진출에 성공했을지도 모른다. 짧은 시간이지만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누비는 이강인 선수도 너무 멋졌던 시즌이었다.

 

⑱ 2020-2021 Valencia Home #7 Goncalo Guedes 

 

 '곤살로 게데스'는 발렌시아 선수들 중 유일하게 개인능력으로 골을 만들어낼 수 있는 선수다. 다이내믹하고 파워풀한 크랙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사실 내가 2020-2021 시즌 유니폼에 게데스를 마킹한 건, 게데스가 발렌시아에서 보낼 마지막 시즌이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구단은 여전히 재정적 어려움에 쳐해 있어서 '재정 페어플레이'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게데스 같은 많은 이적료가 발생할 수 있는 선수를 방출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게데스는 현재 여전히 발렌시아의 선수다.

 2020-2021 시즌은 '보로' 감독대행에서 시작해 '보로' 감독대행으로 끝난 시즌이었다. 정식 감독은 '하비 그라시아'였지만 선임부터 결정까지 구설수와 논란 없이 보낸 기간이 없는 감독이었다. 선수단의 파벌 이슈가 터졌고, 감독을 신뢰하지 않는 선수들의 움직임도 있었다. 특히 이강인 선수의 출전시간문제로 국내 팬들과 언론들을 그라시아와 발렌시아를 어마 무시하게 까기 시작했다. 이 일에 대해서 할 말 많지만 지금은 유니폼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에도 바쁘니 넘어가는 걸로 하겠다.

 아무튼 2020-2021 시즌은 게데스가 크게 활약해주지 못하면서 강등을 겨우 면한 13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나는 진짜 발렌시아가 강등되면 드디어 애증의 발렌시아와 결별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으로 축구를 봤었다. 결국, 나와 발렌시아의 관계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⑲ 2021-2022 Valencia Home #10 Carlos Soler

 

 가야와 함께 발렌시아의 충신으로 활약해주고 있는 '카를로스 솔레르'를 2021-2022 유니폼의 마킹으로 정했다. 발렌시아 유스의 자랑을 넘어 스페인 국가대표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선수다. 솔레르가 발렌시아 선수로 빛을 보기 시작한 건 '마르셀리노' 감독 시절부터였다.

 솔레르는 중앙 미드필더지만 마르셀리노 4-4-2 전술 하에서는 오른쪽 미드필더로 기용됐다. 중앙 성향의 선수들이 1군 무대를 밟기 시작할 때는 주로 측면에서 출전시간을 늘려가는 사례는 많이 있다. '다비드 실바'나 '후안 마타' 또한 발렌시아에서는 왼쪽 미드필더로 활약을 했었다. 

 2021-2022 시즌부터는 본격적으로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하고 있으며, 현재 팀 내 최다 득점자로 기록되고 있다. 솔레르가 부상으로 잠시 명단에서 빠져있던 시기가 있었는데 경기를 보면서 답답해서 미쳐버리는 줄 알았었다. 점유율은 물론 기본적으로 패스가 돌지 않아서 화가 날 지경이었다. 유스부터 시작한 '가야', '솔레르'지만 이제는 팀의 주축 멤버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어버렸다.

 이 선수들이 2000년대 초반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를 따돌리고 리그 우승을 하고 챔피언스리그에서 준우승을 했던 그날의 영광을 재현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게 너무 큰 기대치라면 적어도 인간계에서 최고라고 불렸던 시절까지라도 돌아갔으면 좋겠다.

 

Ⅲ. 남은 내 인생도 함께하게 될 발렌시아

 

 사실 발렌시아라는 구단을 응원하는 것은 '베니테즈' 감독 이후의 '리버풀'을 응원했던 팬들 만큼이나 힘들었다고 자부할 수 있다. 한국 야구에 빗대면 '한화' 팬들 정도가 될 것 같다. 

 그럼에도 이 팀을 응원할 수밖에 없는 건, 발렌시아라는 축구팀만이 줄 수 있는 스토리와 감동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이기는 게 당연한 팀을 응원하는 것은 쉬울 수는 있지만 많은 감동을 느끼기엔 한계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10년 만에 들어 올리는 우승컵이 매 시즌 하나씩은 들어 올리는 우승컵보다 분명 값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가 발렌시아 외의 다른 팀을 응원해보려고 시도를 안 해본 것도 아니다. 한 때 아스날을 좋아해 보기도 첼시를 좋아해 보기도 했지만 발렌시아에게서 느껴지는 끈끈한 관계는 느껴지지 않았다. 결국 나는 새벽 2시, 3시, 4시, 5시 할 것 없이 알람을 맞춰놓고 잘 떠지지도 않는 눈으로 발렌시아 경기를 라이브로 시청하고 있었다. 경기에서 이기면 한 주가 마냥 즐겁고, 경기에서 지면 한 주가 마냥 피곤한 그 느낌을 앞으로도 다른 팀으로 는 절대 대체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난 아마도 2022-2023 시즌이 시작되면 새 유니폼에 어떤 선수의 이름과 등번호를 마킹할까 고민하고 있을 것 같다. 내가 새롭게 어떤 선수에게 매료되고, 어떤 경기들을 마주하게 되며, 어떤 스토리에 감동하게 될지 무척이나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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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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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title: 23/24 무크타르 디아카비 (home)리빙스턴 2021.12.29. 20:02
나이키 때 유니폼은 지금 봐도 너무 예쁘네요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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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이 작성자 2021.12.30. 15:57
리빙스턴
클래식 유니폼들처럼 팀마다 개성있는 유니폼을 좀 만들어줬으면 좋겠어요...ㅠ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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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이 작성자 2021.12.30. 15:57
DavidVilla
감사합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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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이 작성자 2021.12.30. 15:57
영원한
발렌시아 유니폼은 정말 매물이 없어서 구하기가 힘들었네요 ㅠ_ㅠ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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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이 작성자 2021.12.30. 15:58
토니라토
감사합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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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이 작성자 2021.12.30. 16:00
우고기야몬
2022-2023 시즌은 기야몬 응원하는 마음으로 마킹해볼까도 고민중이네요 : )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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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LIMGOHOMECHAPTERc 2021.12.30. 00:19
사진 한 장 한 장, 한 글자 한 글자 다 너무 잘 읽었습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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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이 작성자 2021.12.30. 16:00
CHAPTERc
긴 글이었는데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댓글
기록과창작 2021.12.30. 12:34
흥미롭게 잘 읽었습니다.
엄청난 애정이 느껴지는 글이네요.
이런 멋진 팬 분들을 위해서라도
이전의 발렌시아의 모습으로 돌아오길 바라봅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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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이 작성자 2021.12.30. 16:01
기록과창작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ㅠ_ㅠ 새로운 구장 입성도 다시 찾은 전성기도 얼른 오기를 ㅠㅠ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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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LIMGOHOME알비올 2021.12.31. 05:25

저도 0607 시즌부터 발렌시아 좋아하게 되었고, 당시 알비올 유니폼 구하려고 일본 여행 가는 여행친구한테 카모샵 들려서 유니폼 좀 구해달라 부탁했더니 친구가 지단 피규어를 사왔던 기억도 나네요 ㅋㅋ 유니폼 정말 레어템들 많네요. 저에겐 없지만 0607 시즌 유니폼이 저에겐 가장 의미도 있고 깔끔하고 뒤에 폰트도 되게 이쁜 거 같아요.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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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이 작성자 2021.12.31. 09:01
알비올
0607 시즌이 정말 역대급으로 유니폼이 예뻤던 시즌이 아닌가 싶어요 : ) 그 당시 알비올 유니폼 구하셨으면 진짜 레어템 됐을텐데 아쉽네요 ㅠ_ㅠ 저도 알비올 좋아했는데 유니폼은 따로 없어서 아쉬워요 ㅠ 카니옹, 디에구 알베스, 알비올 정도는 추가로 더 수집하고 싶어요 ㅋㅋㅋ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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솟아지 2021.12.31. 10:28
본인 등번호가 21번이였다는것도 드라마틱하네요! 보통 다른구단들은 21번이 큰 의미를 같는경우가 없는데 우리팀은 무게감이 있으니까여 ㄷㄷ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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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이 작성자 2022.01.10. 10:42
솟아지
유독 21번에 무게감이 있었던 발렌시아! 하지만 요즘은...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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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이 작성자 2022.01.10. 10:42
El_Guaje
벨다옹 ㅠㅠ
댓글
title: 2018 WC 호드리구 모레노솔다도 2021.12.31. 19:17
선댓글 선추천 후감상하겠습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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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이 작성자 2022.01.10. 10:42
솔다도
감사합니다!
댓글
title: 2010 WC 박지성지요 2022.01.01. 11:46
정성추 구경 잘했습니당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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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이 작성자 2022.01.10. 10:42
지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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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글호글 2022.01.02. 19:27
저도 꾸준히 유니폼을 수집중인데 시간이 흐를수록 늘어나는 유니폼 벌수 만큼이나 추억이 쌓이더라구여 ㅎ 귀차니즘에 늘 묵혀만 뒀었는데 올해엔 각잡고 정리한번 해봐야겠습니다 ㅎ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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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이 작성자 2022.01.10. 10:43
호글호글
추억이 쌓인다는 표현이 맞는 거 같아요! 저도 각 잡고 정리시작했는데 해놓으니까 뿌듯하네요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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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LIMGOHOME어익후잉 2022.01.04. 13:23
캬 저도 모으고 있는데 멋지십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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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이 작성자 2022.01.10. 10:44
어익후잉
감사합니다! 모으시는 거 공유해주세요! 저한테 없는 유니폼 구경하고 재밌을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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