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새벽에 일어나서 빌바오전을 쭈욱...
참으면서 본 사람입니다.

확실히 요 근래 경기 중에서 가장 골을 들어갔지만 경기력이 가장 안 좋은 경기였습니다.
동시에 신속하게, 확실하게 처방되어야 할 점을 발견한 경기였구요.

공격진에서는 오랜만에 모로가 득점포를 가동하고 비야의 이른 선제골도 좋았죠.
호아킨과 마타의 움직임도 나름 괜찮았다고 봅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비야와 모로의 모습이 후반으로 가면서 점차 드문드문해졌습니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마타가 슬슬 많이 지쳐간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무엇보다 계속 쭈욱 치고 올라가던 페이스가 서서히 그 상승곡선이 완화되는 것 보았습니다.
그만큼 빌바오의 수비, 압박이 강력했다고 할 수도 있죠.

중앙 미드필더였던 마누엘과 알벨다 또한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마누엘은 절제를 아무래도 더 배워야 할 것 같네요.
아무리 빌바오 애들이 슬슬 긁더라도 참고 견뎌야 했습니다.
또한 페널티 박스 안에서의 팔을 아예 잡아당기는 행동은 뭐 누가 봐도 페널티라고 해도 무방했죠.
알벨다도 계속해서 꾸준한 모습을 보여줍니다만은
예전의 중원을 꽉 잡던 그 포스는 나이라는 힘 앞에서 서서히 무너지는 것 같더군요.
뭐 순전히 제 생각이라 모자라는 판단일 수 있겠지만
나이 외에 쿠만 때의 공백이 나이 외에 기량에 큰 타격을 주었다고 봅니다.

수비진, 출혈이 가장 심했기에 어쩔 수 없었다지만 너무나도 실망스러웠습니다.
요렌테의 신장과 몸싸움을 이용한 포스트 플레이에 너무나도 무기력했죠.
AT전에서 보여준 마두로의 피지컬적인 측면? 아무대로 마두로는 더 커야 하고 더 노련해져야 합니다.
마르체나는......
요새 들어서 유로 때의 전성기를 회복하는 게 아니라 점차 왜 퇴보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더군요.
요렌테의 플레이를 제외하더라도 대인 마크나 수비진의 간격 조절 등 주장으로서, 수비진의 중심으로서 잘 해줘야 했는데 말이죠.
알레시스의 복귀가 절실해지면서 이번에 영입하려는 데알베르트에 대한 기대감이 좀 더 높아졌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이번 경기에서는 정말 오른쪽 수비 백업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꼈습니다.
앙굴로 형님? 차라리 비야레알 전처럼 알벨다를 내리는 것이 나았습니다.
공수 전면에 걸쳐서 어정쩡한 플레이를 보여주시다가 한번 골장면만 나왔지 그 외에는 정말 실망스러웠습니다.
알벨다와 비슷한 경우지만 더 기량이 급하락한 걸 느꼈습니다. 피지컬적으로 상대를 제쳐서 돌파를 하지를 못했으니까요.
미구엘이 돌아온다고 하지만 미구엘이 다시 징계, 혹은 부상으로 경기에 못 뛴다면 그때 되면 또 불안해지네요.

에메리 감독이 지적한 기복있는 경기력.
이번 빌바오전에서는 그것을 넘어서 가장 안 좋았던 경기력을 보여줬다고 봅니다.
악재가 겹친 것도 있었지만 그것을 받아들여서 오히려 더 자극되서 좋은 플레이를 펼쳐줬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지났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아직 4위권이고 추격할 수 있습니다.
다음 경기부터 다시금 차근차근 잘 준비해서 기복있는 경기력을 씻어버리고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