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재밌는 극장경기 한편 봤네요. 발렌시아가 2:0으로 이기고 있다가 전반 끝무렵에 추격골을 허용했고 비야레알이 추격했다가 다시 발렌시아 앞섰다가 다시 비야레알이 동점을 만들면서 경기는 3:3으로 마무리가 됐네요. 칸탈레호의 오심 및 양팀 주력 수비수들의 부상으로 인한 교체 등등 변수가 정말 많았던 경기였는데요. 양팀 모두 각자가 가진 축구의 매력을 한껏 뽐냈던 경기였던 거 같네요. 그럼 후기 시작해볼게요~


- 발렌시아 -

1. 유기적인 공격진

실바가 돌아옴으로 인해 공격진의 창의성과 더불어 정말 좋아진 것이 비야,실바,마타,호아킨의 공격진에 유기적인 스위칭 플레이인 거 같습니다. 기본적으로는 비야가 최전방, 실바 메디아푼타, 마타 왼쪽, 호아킨 오른쪽이지만 비야가 측면으로 빠진다거나 미들지역으로 내려온다든지 실바가 측면으로 이동하거나 비야가 내려간 공간을 이용한다든지 마타와 실바의 위치교체 호아킨과 실바의 위치교체등 스위칭 중심에 실바가 있으면서 끊임없이 4명이 잦은 위치교체를 함으로서 공격의 위력이 배가된듯한 인상이었습니다. 특히 비야는 측면으로 빠지거나 아래로 내려올 때 절묘한 뒷꿈치 패스라던가 크로스로 기회를 많이 만들어줬었죠.

2. 헐거웠던 미들진

알벨다가 미겔의 공백을 메꾸기 위해 오른쪽으로 가버리는 바람에 다른 경기들에 비해 미들에서의 무게감이 많이 떨어졌던 경기였네요. 마누엘이 이리저리 뛰어다니기는 했는데 딱히 별 다른 것을 못해줬던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바라하가 볼배급도 어느정도 해주고 어느정도 커트플레이도 해줬지만 역시 미들에서 알벨다가 있냐 없냐 차이는 큰거 같네요. 에두가 막판 알비올의 부상으로 들어오긴 했지만 에두는 이런 수비적인 측면보다는 뛰어난 볼배급 능력이 더 돋보이는 선수니까요. 오늘은 헤딩에서 눈부신 활약이었지만.

3. 아쉬운 알비올,모레티의 부상

기존 포백이었던 모레티-마르체나-알비올-알벨다의 활약은 좋은 점수를 줄만했다고 봐요. 미들에서 볼차단이 잘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 라인은 비야레알의 파상공세 속에서도 굉장히 선방을 했다고 볼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모레티와 알비올의 잇다른 부상으로 인해 수비진 교체가 이루어질 수 밖에 없었고 델오르노-마르체나-마두로-알벨다라는 호흡을 맞춰볼 기회가 아예 없었을 수비 라인이 짜지면서 호흡이라거나 직접적인 수비 부분에서 여러 문제를 노출시키며 후반전에 2골을 내줘버렸네요.

4. 헤난의 눈부신 성장

전반전에 이바가사의 칩샷, 코너킥 상황에서 골대맞고 나온 뒤 로시의 슈팅 막은 장면 그 외에 수차례 1:1장면이 연출됐는데도 꽤나 정확한 판단력으로 적기에 튀어나오면서 대부분의 위기를 아주 잘 막아냈네요. 딱 한번 어이없는 장면이 나오긴 했는데 경기에는 큰 지장은 없었으니 그냥 넘어가고 나머지 장면들에서는 정말 좋은 선방의 연속이었습니다.


- 비야레알 -

1. 페예그리니의 교체 용병술 적중

전반 20분경에 곤잘로 부상으로 들어온 푸엔테스는 전반 막판에 골을 성공시켰으며 마타에게 페널티 내줄뻔했던 장면도 있었고 전체적으로 거칠었지만 비교적 곤잘로의 공백을 잘 메꿔줬고 브루노와 피레스를 교체하며 공격적으로 전술을 바꾼 것이 발렌시아의 수비진 부상과 맞물려서 아주 잘 들어맞았고 그 결과물로 후반전에 2골을 성공시키네요. 페예그리니가 능력은 확실히 있어요.

2. 요렌테와 로시

니하트는 부상으로 못나오고 세나는 경고누적으로 못 나오는 상황에서 니하트 대신 나왔던 요렌테는 최전방에서 수비수들 끌고다니며 포스트 플레이도 제법 좋았고 골도 성공을 시키며 니하트와는 다른 스타일로 공백을 아주 잘 메꿔줬고 로시는 부지런히 빈공간을 찾으면서 경기 내내 발렌시아 수비진을 위협했죠. 헤난의 선방이 없었더라면 로시의 골이 충분히 더 터질 법 했습니다.

3. 측면 공격

이바가사와 카프데빌라, 카솔라와 앙헬 모두 적극적으로 측면 공격을 시도하면서 전후반 내내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해냈죠. 특히 이바가사와 카프데빌라의 왼쪽 라인에서는 둘 모두 좋은 크로스 능력을 뽐내며 여러차례 기회를 만들어줬었죠. 카솔라는 최근 컨디션이 안 좋은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여러차례 골기회가 있었는데 허무하게 날려버렸네요. 몇 번 좋은 드리블 돌파는 했지만 크로스로 이어진 경우도 얼마 없었구요. 호아킨이나 나바스에게 스페인 오른쪽 주전경쟁 밀릴 여지가 많아보입니다.

4. 디에고 로페즈

비야가 오른쪽으로 빠지면서 마타에게 연결했고 이걸 쇄도하던 마타가 거의 골과 다름없이 슈팅을 했는데 디에고 로페즈가 아슬아슬하게 살짝 막았었죠. 여기에 에두의 결정적인 헤딩도 하나 막아냈고 그 외에도 타이밍 맞게 딱딱 나오면서 공중볼 처리도 비교적 깔끔했고 오픈 찬스 때도 제대로 슛을 못하게 하는등 좋은 활약을 펼쳤던 거 같네요.



발렌시아로서는 2:0으로 앞서다가 3:3동점까지 가버리면서 아쉬웠던 경기였겠고 비야레알로서는 최근 라리가 3연패의 안좋았던 흐름을 이번 경기에서 동점을 잘 만들어내면서 끊어냈다고도 볼 수가 있겠네요. 이렇게 비겨서 라리가 판도 자체는 재밌어졌다고도 볼 수가 있겠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