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구단 인수의 표본은 생각하는 리즈 유나이티드입니다.

꾸준히 구단 매각설이 나돌던 리즈 유나이티드였는데...2012년 11월 바레인의 투자금융그룹인 GFH에 인수됩니다.

물론 구단을 통째로 사들였다기 보다는 이전 구단주인 켄 베이츠의 금융그룹이자 리즈의 모회사인 리즈 시티홀딩스를 인수하면서 GHF가 사실상 리즈의 구단주가 되었습니다.

이 구단 인수에 들어간돈은 50m파운드(9백억원)정도가 소모되었습니다. 당초 언론들은 GFH의 부사장인 데이비드 하이가 리즈의 광팬이라는점을 들어 리즈에 대대적인 투자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했죠. 예상대로 GFH의 살렘 회장은 구단 재정에 대한 전권을 데이비드 하이에게 일임했습니다. 하지만 데이비드 하이는 이전 구단주였던 켄 베이츠를 단장직에 남겨두며 모두를 의아하게 말들었죠. 데이비드 하이는 '리즈 유나이티드의 컬러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은 10년이상 리즈를 운영해온 베이츠'라며 켄 베이츠를 내치지 않은 이유를 이야기했습니다.

이후 묘한 상황이 나타났습니다. 분명 팀 재정은 부유해졌는데...이렇다할 대형이적은 나타나지 않았죠. 오히려 팀의 주득점원이었던 루치아노 베키오마저 23만유로에 노리치로 떠나갔습니다. 그리고 리즈에서 임대생활중이던 스테판 워녹(아스톤빌라), 방출된 스티브 모리슨(노리치 시티)을 자유계약 데려오고 리즈에서 임대중이던 마이클 톤지(스토크시티-40만파운드 추정), 라이언 할(사우스엔드-5만파운드 추정)을 완전 영입하며 겨울 이적시장을 마무리했습니다. 

그리고 맞이한 후반기에서 스티브 모리슨은 무득점의 아이콘이 되었고(우리팀의 포스티가 처럼..ㅠㅠ), 워녹은 리즈의 주전풀백자리를 차지했죠. 톤지는 주전자리에 올랐고, 라이언 할은 그저그런 백업수준의 선수였습니다.

모두가 2013/14시즌 시작을 앞두고는 돈을 풀 것이라는 예상을 했지만...큰돈을 풀리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수비수 패트릭 키스노르보가 고향인 호주로 돌아갔고, 쓸데없는 영입이었다고 판단된 라이언 할은 방출되었습니다. 무득점의 아이콘이 된 스티브 모리슨은 밀월로 임대를 떠났죠. 그러던중 누구도 예상못한 영입을 이뤄냅니다.

루크 머피가 바로 그 주인공이었죠. 리그1(3부리그)에서 13위를 차지한 크루 알렉산드라의 주장이었던 23세의 이 청년은 팀에 풋볼리그컵(리그1이하의 클럽들이 겨루는 컵대회)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끕니다. 아니나 다를까 챔피언쉽여러 클럽과 프리미어리그 하위권클럽들의 러브콜을 받기 시작했죠. 하지만 리즈는 1.17m유로를 투자해 머피를 영입하는데 성공합니다. 하위리그 선수에게 쓸만한 금액은 아니었지만 팀간의 경쟁을 생각하면 비싼 금액은 아니었다는게 언론들의 이야기입니다. 더구나 루크 머피는 리즈 합류와 동시에 주전자리를 차지하며 리즈에서 21경기에 출장해서 1골 2도움을 기록해 리즈의 중원의 핵으로 자리잡았습니다.

그리고 한때 강력한 라이벌이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팽당할 위기에 처한 스캇 우튼을 영입하며 키스노르보의 공백을 최소화 하는데 성공합니다. 우튼의 경우 주전급은 아니지만 주전 선수의 백업으로 출장기회를 얻고있으며, 컵대회에서 헤딩골을 기록하며 유망주로서의 포텐을 마음껏 보여주었죠. 맥더멋 감독의 차기 라인업 구상에서 없어서는 안될 선수라고 생각되네요.

그리고 멕더멋 감독이 레딩시절 함께했던 노엘 헌트를 자유계약으로 데려왔습니다. 문제는 이친구도 우리팀의 포스티가 놀이중입니다...;이적후 8경기 뛰었는데 득점이 없어요;;

의외의 대박영입은 리그1(3부리그)의 올드햄 애슬레틱에서 뛰었던 맷 스미스 였습니다. 찰튼햄 타운에서 2006년 1군 데뷔이후 무려 7차례나 클럽을 옮겨다닌 스미스는 리즈에 자유계약으로 합류후에 본인의 공격포지션에 적합한 클럽을 만난듯했습니다. 특히, 198cm에 이르는 장신에 유연한 몸은 최전방의 타게터로서 적합했죠(프레스턴 임대시절의 캐롤을 보는듯...). 역시나 기대를 져버리지 않고 이번시즌 21경기 7골 1도움으로 리즈의 공격진에서 중요한 역할을 전담하고 있습니다.

또한 시즌중 자유계약으로 스코틀랜드의 하츠에서 방출된 마리우스 잘리우카스(리투아니아 국대)를 영입하며 수비진 보강에 성공했고, 잘리우카스는 리즈에서 주전급은 아니지만, 우튼수준의 대우를 받고있습니다.

또한 지난 12월 12일에는 사우스 햄튼에서 방출된 그레고리 아리야이비를 자유계약으로 영입했습니다. 가능성만을 인정받아 리즈에 합류한 아리야이비는 6개월짜리 단기계약으로 리즈에서 재능을 입증한다면 재계약을 통해 리즈의 일원으로 남게 될 것입니다.

리즈가 인수되던 날 리즈의 팬들은 큰 자금이 유입되어 챔피언쉽에서 일어나기 힘든 대형 영입으로 승격을 할 것으로 꿈꿨지만 구단주는 단호했죠. 자생력이 없는 구단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한다면 당장에 성적을 보일수는 있지만 그 클럽이 자생력을 갖추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며, 그만큼 많은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라며 오히려 최소한의 투자로 최상의 결과를 도출해내고, 부족한 부분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선수에 대해서는 투자를 아끼지 않는 모습이야 말로 가장 이상적인 구단주의 롤이라고 생각합니다.

리즈의 운영 전반적인 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GFH의 데이비드 하이는 구단이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해도 거대한 투자는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하며, 구단은 외부의 자금으로 운영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인물입니다. 리즈의 인수는 구단주가 오롯이 구단의 부채만을 해결해주고 나머지 문제는 구단에 맏기는 방식이었고, 구단 보드진은 단 한명도 해고되지 않았습니다.(구단주 였던 켄 베이츠를 단장자리에 앉힌거 보면...)제 생각에는 이러한 방식이 구단인수의 가장 옳은 예라고 생각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