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사이트에서 선수의 충성심에 대한 얘기가 나와서
문득 적어봅니다.

많은 서포터들이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선수들에게 충성심을 바라고 있습니다.
사실은 바란다기보다 강요한다해도 과언은 아닐거에요.

저도 몇 년간 발렌시아를 응원해오면서
충성심이란 이유만으로 팀을 거쳐간(혹은 현 스쿼드에 남아있는)
선수들의 발렌시아 잔류를 강렬히 바라왔구요.

헌데 생각해보면
현실적으로 근래의 발렌시아는 리그와 유럽 대권을
노릴 수 있는 팀이 아니고,
타 팀보다 연봉을 보장해줄 수 있는 팀도 아니잖아요.

무엇 하나 나은 것 없으면서 충성심이란 이유만으로
더 약한 팀에서 뛰며, 더 적은 돈을 받으면서 뛰기를
선수들에게 바란다는 게 어떻게보면 팬만의 이기심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문제는
팀을 떠나는 선수에게 배신감을 느끼고 화가 난 다는 것은
1. 내가 좋아하는 선수일 때
2. 팀에서 매우 중요한 선수 일 때
3. 유스 출신 선수일 때
대강 이 정도로 말할 수가 있는데,

저 범위에서 벗어난 선수는
아무리 충성심이 있어도 아웃 오브 안중되기 마련이죠.
우리팀 힠이 대표적인 케이스.
충성심을 미덕으로 여기는 서포터가
막상 쩌리가 충성심 보이면 불쾌하게 여기고 밀어내려고 합니다.

힠이야 워낙 못해서 그렇다쳐도,
조나스의 충성심에 크게 감탄하는 분들도
사실 여럿 못 봤어요. 저만해도 조나스에겐
그리 큰 애정도 없고 이적해도 괜찮다고 생각했으니까..

라미와 알바가 충성 코스프레 하면서 했던 인터뷰에는
오래오래 남아달라는 댓글들이 많습니다. 저도 그 중 한 명..

허황된 것 같지 않나요. 팬이 바라는 충성심란 게.
누군가에겐 필요 덕목이고, 누군가에겐 있어서는 안되는 것이고.
누군가에겐 있어도 그렇게 관심이 가지 않는.

전 그냥 갈놈은 간다라는 마음입니다.
물론 팬질하면서 잘하는 놈 더 마음 가고,
유스 출신쪽에 팔이 더 기우는 건 저도 어쩔 수가 없어요.

하지만 오래오래 남았으면 하는 선수가 이적해도,
심지어 통수치고 떠나더라도 그러려니 하렵니다.
떠난 선수보다 남은 선수가 중요하고 새로 만들어갈 팀이
훨씬 중요하고.. 그렇잖아요.

그리고 어차피 맞기도 많이 맞은 통수인데
이젠 맞아도 훨씬 덜 아프지않나요 ㅎㅎㅎ